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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히스토리히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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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알어? 나 헬륨이야~ 경향신문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원소기호 He, 원자번호 2. 헬륨(Helium)은 화학 원소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원소랍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끓는점이 가장 낮으며, 절대온도(-273.17도)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원소이기 때문이죠. 공기보다 가벼운데다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지 않는 비활성 기체여서 폭발 위험이 없기 때문에 비행선·애드벌룬에 많이 쓰입니다(뉴스에서 보니 규정을 어기고 헬륨 대신 값싼 수소를 넣어서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군요). 잠수부용 산소통에 질소 대체제로 넣기도 합니다. 산소통에는 산소만 있는 게 아니라 대기 성분과 비슷하게 질소 대 산소를 8대2의 비율로 넣는데, 질소 대신 헬륨을 넣으면 혈액 내 용해도가 낮아 ..
인터넷 까막눈 어르신들, 이젠 한국어주소가 생긴대요 1998년 9월 18일 국제 인터넷주소 관리기구 설립 임소정 기자 도로 이름과 숫자로 이뤄진 주소 없이 물건을 제대로 배달할 수 없듯, 온라인 네트워크상에도 체계화된 이름(인터넷 도메인)과 숫자(IP 주소)는 필수적이다. 미 국방부가 1969년 만든 통신망 ‘알파넷’에서 출발한 인터넷은 80년대를 거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대됐다. 인터넷주소 관리체계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미 정부는 98년 9월19일 비영리 민간기구인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 국제 인터넷주소 관리기구)을 세워 인터넷 도메인과 IP 주소 관리를 국제적 합의체계로 전환했다. A부터 Z까지 26개 알파벳을 사용해온 도메인 시스템은 영어 대신 중국어..
구글이 백럽이었다고 해도 이만큼 사랑받았을까 1998년 9월 4일 구글 창립 임소정 기자 억 단위를 넘어 조·경·해까지만 가도 수의 규모가 마음에 와닿지 않게 마련이다. 1 뒤에 0이 100개 달린 수 구골(Googol)은 1938년 미국의 수학자 카스너의 9살 조카 밀턴 시로타가 이름 붙인 거대한 수다. 10의 100제곱으로 표현하면 간단하게 들리지만, 우주의 모든 원자 개수보다 크다. 세계 최대 이용자 수를 자랑하는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Google)의 이름은 이 구골에서 출발했다. 인터넷 세상의 무한한 정보를 체계화하겠다는 뜻으로 구골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하려다 이미 같은 이름의 사이트가 있어서 철자를 바꿨다는 설과 실수로 잘못 표기했다는 설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구글을 세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95년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방..
유럽에서 메이저리그를 볼 수 있게 된 그 날 1962년 7월 10일 세계 최초 통신위성 텔스타 1호 발사 임소정 기자 꿈만 꾸던 일이었다. 대서양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을 실시간으로 본다는 것은. 워싱턴에서 열린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유럽 안방에 실시간으로 펼쳐졌다. 케네디가 달러 평가절하설을 부정하자 유럽시장은 즉시 달러 강세로 화답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막간을 활용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시카고 컵스의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도 처음으로 대서양을 건넜다. 지상의 중계탑으로는 불가능한 일. 2주 전 쏘아올린 위성 덕분이었다. 1962년 7월10일 세계 최초의 통신위성 텔스타 1호가 NASA의 델타 로켓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미 AT&T 벨연구소의 존 피어스가 중심이 되어 개발한 텔스타 1호는 태양열 집열판으로 뒤덮인 지름 ..
당찬 아내가 아니었다면 벤츠는 시판되지 못했다 1886년 7월 2일 카를 벤츠 ‘페이턴트 모토바겐’ 공개 임소정 기자 ‘세 바퀴’가 세상을 바꿨다. TV 오락프로그램 이야기가 아니다. 바퀴 세 개를 달고 세상에 나온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 ‘모토바겐’ 이야기다. 스스로 움직이는 ‘말(馬) 없는 마차’를 향한 인류의 꿈은 수백년간 커져만 가고 있었다.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구상한 태엽 자동차와 1672년 페르디낭 베르비스트가 설계한 증기 자동차는 그 시작이었다. 1769년 프랑스 포병장교 니콜라 조제프 퀴뇨는 2기통 증기엔진을 얹은 삼륜 증기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불행히도 이 증기 자동차는 시연회 직후 다시 창고에 처박혔다. 커다란 증기기관의 무게 탓에 사람들이 차에 깔리는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증기 자동차들이 잇달아 개발됐지만 공해..
도박 판돈 분배에 대한 질문에서 튀어나온 파스칼의 삼각형 1623년 6월 19일 수학·물리학자 겸 사상가 파스칼 탄생 임소정 기자 고지대에서 축구공이 더 멀리 날아가는 이유는 고도가 높을수록 기압이 낮아 공기의 저항이 작기 때문이다. 높이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처음 증명한 사람은 프랑스의 수학·물리학자인 블레즈 파스칼이다. 그는 1648년 산꼭대기와 평지에서 수은주의 높이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하고 높이와 기압 사이의 관계를 발견했다. 대기압의 기본단위로 사용되는 헥토파스칼(hPa)이 그의 이름에서 나오게 된 이유다. 파스칼은 1623년 6월19일 프랑스의 오베르뉴 지방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학교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기하학을 연구해 10대 중반에 을 내놓았다. 사영기하학의 기본정리에 속하는 ‘파스칼의 정리’가 이때 탄생했다..
HIV와 함께 퍼진 편견바이러스 1981년 6월 4일 에이즈 환자 첫 공식 보고 임소정 기자 1981년 6월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섯 명의 남자가 심각한 폐포자충 폐렴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모두 동성애자였고, 건강한 남성 동성애자들을 중심으로 피부암이나 림프샘염과 같은 면역력 약화 사례가 잇달아 보고됐다. 질병관리본부(CDC)는 이 증상을 ‘동성애자와 관련된 면역결핍증’(GRID)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성애자인 마약중독자, 아이티 이민자들에게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82년 가을, 이 질병의 이름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으로 바뀌었다. 에이즈가 ‘게이 병’이라는 오해는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언론은 에이즈 관련 보도를 꺼리거나 왜곡했다. 디스커버리지는 “항문성교에 대한 처벌”이라고 언급하면서 항문보다..
국민 소프트웨어 자존심 지키기, 이어질까요 1989년 4월 24일 ‘아래아한글 1.0’ 출시 임소정 기자 ‘한글’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세종대왕만은 아니다. 1988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학생이던 이찬진은 컴퓨터연구회 후배들과 함께 토종 문서작성 프로그램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이듬해 4월24일 ‘아래아한글 1.0’을 내놓는다. 외국 프로그램을 우리말로 옮겨놓은 수준의 삼보 ‘보석글’, 금성 ‘하나워드’와는 차원이 달랐다. 1.0판의 인기는 이듬해 10월9일 한글과컴퓨터(한컴) 창립으로 이어졌다. 92년 내놓은 2.0판은 두 달 동안 3만개가 팔렸고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서면서 창업 3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2.5판은 94년 ‘서울 정도 600년’ 타임캡슐에 들어가는 영광도 누렸다. PC 운영체제가 윈도로 바뀌면서 한컴의 위..
커크함장, 당신 덕분이오 1973년 4월 3일 마틴 쿠퍼, 세계 최초 휴대전화 개발 임소정 기자 “도대체 휴대전화가 뭐요?” 모토로라 제품 디자인팀의 루디 크롤로프는 마틴 쿠퍼에게 물었다. 이로부터 90여일이 지난 1973년 4월3일, AT&T 소속 벨연구소의 조엘 엔젤 박사에게 특별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상대는 경쟁사 모토로라의 연구원 쿠퍼였다. 그는 길거리의 행인들 앞에서 전화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의 휴대전화 개발을 기념한 ‘염장 지르기’였다. 장소가 아닌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 기술은 공상과학에서 비롯됐다. TV시리즈 에서 휴대용 통신기를 사용하는 커크 함장을 보고 영감을 얻은 쿠퍼는 자동차용 휴대전화(카폰) 대신 더 작고 더 가벼운 ‘들고 다니는 전화’ 개발에 매진한다. 성공적인 첫 통화 이후 6개월 만에 모토..
왕립천문학회가 아니었다면 허설의 영광도 없었다? 1781년 3월 13일 윌리엄 허셜, 천왕성 발견 임소정 기자 망원경이 나오기 전까지 별을 관측하는 유일한 방법은 높은 성 위에 세운 관측소 꼭대기에 오르는 것이었다. 선사시대부터 18세기 중반까지, 사람들은 태양계의 끝이 토성이라고 생각했다. 1781년 3월13일 윌리엄 허셜은 직접 만든 반사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다 푸른빛을 발하는 천체를 발견했다. 그는 새로운 혜성이 나타났다고 영국 왕립천문학회에 보고했고, 학자들은 궤도가 원형에 가깝고 꼬리가 없는 이 천체를 태양계의 7번째 행성이라고 결론 내린다. 허셜은 이 행성을 당시 영국 국왕인 조지 3세를 따서 ‘조지 별’로 부르지만, 천문학회는 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우라노스로 이름을 바꾼다. 1738년 독일에서 군악대 연주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허셜은..
파블로프의 토끼, 고양이, 돼지는 없었을까 1936년 2월 27일 러시아 생리학자 파블로프 사망 임소정 기자 1936년 2월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80대 중반의 생리학자 파블로프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일어날 시간이군. 옷을 입게 도와주게.” 폐렴으로 투병 중이던 그가 숨을 거두는 순간, 제자 한 명이 그의 세세한 변화를 기록하고 있었다. 파블로프의 마지막 실험이었다.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는 1849년 시골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향 라잔의 신학교에 입학한 그는 다윈의 이나 세체노프의 같은 금서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는 멘델레예프 등 유명한 과학자들이 버티고 있던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는다. 동물해부 실험의 달인인 치온 교수 밑에서 파블로프는 탁월한 외과수술 기술을 터득하고 임피리얼 ..
탐정 갈릴레오 유카와 교수의 모델은 누구일까요 1907년 1월 23일 물리학자 유카와 히데키 출생 임소정 기자 일본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16명. 이 중 13명은 자연과학 분야다. 2008년 ‘소립자비대칭성성 연구’로 3명이 동시 수상하면서 물리학 분야 수상자는 7명으로 훌쩍 늘었다. 소립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로,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300개가 넘는다. 일본이 물리학 강국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배경에는 소립자 물리학이 단단히 버티고 서 있다. 그리고 소립자 물리학의 토대를 닦은 사람은 바로 1949년 일본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유카와 히데키다. 1907년 1월23일 도쿄에서 태어난 유카와 히데키는 교토제국대학과 대학원 재학 중 이론물리학에 눈을 떴다. 오사카대학에서 조교수로 일하던 1934년 그는 원자핵 속에 있는 새로..
회화의 도구로 시작해 결국 화가들의 밥줄을 위협했던 그것은 1839년 1월 9일 물리학자 아라고, 은판사진기술 공표 임소정 기자 사진기의 역사는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의 사진기 ‘카메라 옵스큐라’는 개기일식을 관찰하거나 회화의 밑그림을 잡기 위한 도구였다. 사진기 속에 거꾸로 맺힌 상이 사진의 형태로 인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다. 1839년 1월9일,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의 종신 서기였던 물리학자 아라고는 다게레오타이프(은판사진) 기술에 대해 공표한다. 다게레오타이프는 상업화를 할 수 있는 최초의 사진인화술로, 이 기술을 발명한 프랑스의 화가 겸 물리학자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앞서 1826년 아마추어 화가 조제프 니세포르 니엡스가 이미 세계 최초의 사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가 태양빛을 유리에 고정하는 데는 무려 ..
노벨상을 두번이나 탔던, 그러나 사랑에 목말랐던 여인 1867년 11월 6일 마리 퀴리 출생 임소정기자 암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선의 정체는 19세기 말에 와서야 밝혀졌다.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이듬해 앙리 베크렐이 우라늄 방사선을 발견해내자 물리학계는 떠들썩해진다. 이때 프랑스 소르본대학의 작은 연구실에서 한 젊은 부부가 역청우라늄광(우라늄을 함유한 광석 중 하나) 연구를 시작하고, 1898년 폴로늄과 라듐이라는 방사성원소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1867년 러시아 지배하의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마리아 스클로도프스카는 다섯 남매 중 막내였다. 가난했던 그녀는 여성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프랑스로 가기 위해 몇 해 동안 가정교사로 일하며 학비를 모았다. 1891년 파리의 소르본대에 진학한 그녀는 물리학과 수학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금속의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