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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앞얘기, 뒷얘기/이은정의 '과학기사 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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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비추는 가장 큰 거울은 어디에 있을까 - 세계의 망원경 탐방 2편 '눈 쌓인 하와이 마우나 케아 천문대' -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태평양 한가운데 자리잡은 미국 하와이 주. 8개의 큰 섬 가운데 ‘빅 아일랜드’라 불리는 하와이 섬은 화산으로 유명하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불의 여신 펠레가 살고 있다는 전설의 칼라우에아 산맥은 지금도 활발한 화산 활동을 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산맥의 위쪽으로 해발 4,200미터의 ‘마우나 케아’라는 산이 있다. 마우나 케아는 사시사철 따뜻한 하와이에서 눈이 내리는 곳으로 하와이어로 ‘하얀 산’이라는 뜻이다. 바로 이 화산의 정상에 세계에서 가장 큰 망원경이 자리잡고 있다. 마우나케아 천문대를 가기위해 하와이섬 동쪽 해안의 도시, 힐로를 출발해 새들 로드를 달렸다. ‘말안장 길’이라는 뜻처럼 낙타 등처럼 앞뒤로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졌다. 약 한시간정도 달렸을까. 해발 30..
안데스의 천문학자들이 연구실문도, 방문도 잠그지 않는 이유 - 세계의 망원경 탐방 1편 '별 볼일 많은 칠레 안데스' 지난 연말 세계의 대형 망원경을 취재하러 칠레와 하와이를 다녀왔다. 망원경이라면 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파는 1미터짜리 작은 망원경으로 별을 들여다봤던 기억밖에 없는데 집채만한 망원경이 여럿 있는 현장에 가보니 정말 별세계가 따로 없었다. 첫편으로 남미 안데스 산맥의 망원경을 소개한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남미 대륙을 따라 세로로 길쭉한 나라, 칠레는 망원경의 본 고장이다. 안데스 산맥을 따라 길게 뻗은 고산 지대가 지구상에서 가장 별을 관측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별은 지대가 높고, 가까이에 불빛이 없어야 하며,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이 계속되어야 관측하기 좋다. 그런데 안데스 산맥 지역은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기후로, 1년 365일 가운데 300일 이상 맑은 날이 계속된다. 또 주변의 불빛이 없..
와인 한잔 속의 물리학 올 가을은 일찍부터 추위가 찾아와 따스한 실내가 그립다. 가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와인… 막 가을이 시작할 때쯤 서울대 공대의 모 교수와 와인을 마시다 (둘 다 직업적 발로인지) 와인과 과학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 레드 와인에 ‘라스페타롤’이 많아 심장병에 좋다느니 하는 뉴스들은 이제 구문(舊聞)이 된 지 오래다. 뭔가 새로운 얘기가 없을까? 가을이 깊어지면 와인과 물리학에 대해 취재하기로 했는데 최근 그 작업을 모두 마쳤다. 이 작업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호영 교수가 대부분 조언을 해줬다. 와인의 눈물을 보신 적 있나요? 와인을 잔에 따르다보면 와인 방울이 유리잔을 타고 내려오는 현상이 있는데 이것을 와인의 눈물이라고 한다. 소믈리에가 아니더라도 와인을 마실 때 잔의 베이스를 잡고 원형으로 천천..
중국에서 건너온 모감주나무의 비밀 모감주나무를 아시나요? 모감주나무는 안면도나 포항 같은 바닷가에 서식하는 나무다. 여름에는 아주 작은 노란색 꽃이 펴 마치 금빛 비(雨)가 내리는 것 같다. 가을이 되면 꽃이 떨어지고 까만색 작은 씨앗이 맺히는데 예전에는 이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도 했단다. 중국에서 건너와 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퍼졌다고 하는데 이 나무가 어떻게 중국에서 건너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는 모감주나무에 대해 제대로 연구한 논문이 없었는데 올해 모감주나무에 대한 새로운 연구 내용이 발표됐다. 회전하며 떨어지는 모감주나무의 열매 먼저 모감주나무의 열매부터 알아보자. 사진 1은 모감주 나뭇가지에 열매가 달려있는 모습이다. 언뜻 보면 갈색 이파리 안에 검은색 열매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갈색 이파리 부분도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