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계 앞얘기, 뒷얘기/목정민의 'Sci-Borg'

위성 추락 남일 아니다. 우리나라 항공기도 운항 지연!

지난 일요일 1시경 독일 과학위성 뢴트겐 파편이 지상으로 추락했어요. 

위성이 추락한다고 했을 때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
전 과학기자임에도 불구하고...-_-^ 23일날....집에서 생일 미역국 먹고 있었습니다...;;; 24일은 제 생일.ㅋ
좀 불안불안하긴 했지만...설마 한국에 떨어지겠냐. 이런 안일한 심리였달까요. 과학기자가 이런 생각을 하고나 있으니......쩝...어쩄든.


 

많은 분들이 저처럼 위성 추락에 대해 무감각하게 계셨다고 해요. 그런데 당일 오전 공항과 항공사들은 난리였다고 합니다. 그 사연 들어볼까요??

우리나라에서 위성 파편같은 우주쓰레기가 대기권 진입할 때 그 궤도를 분석하고 예상하는 곳은 교과부 산하 출연연인 한국천문연구원 입니다.
이름에서도 알수있듯 하늘과 우주를 관측하는 연구소입니다 ^^
별을 품고 사시는 분들이 열심히 일하시는 곳이죠!

위성이 추락한 일요일 아침 9시반경. 천문연은 위성파편이 중국의 발해만에 추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어요. 
그런데 한두시간 지났을까...위성이 인도양에 추락할 것으로 발표가 수정됐습니다.

인도양으로 추락할 것이란 재발표가 나오기 전! 발해만이란 발표에 항공사들은 바짝 긴장했습니다. 혹여나 비행기가 파편에 맞으면 대형 사고가 나기 때문이죠. 발해만은 한반도와 너무 가깝고....발해만은 중국에 가는 비행기들의 주요 항로이기도 해요.

실제로 당일 항공기 6대의 운행을 지연시켰다고 합니다.
승객들이 놀랄까봐 "위성이 추락예정이어서 지연한다"는 말은 차마 못했다고 해요. "항공기상 상태와 안전상의 문제로 지연한다"고 일단 승객들은 안심시켰답니다......

위성 추락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안일했던 전 이 소식을 접하고 괜히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그러네요.ㅋㅋㅋ

이번 인공위성 추락 에피소드가 중요한건...앞으로 이런 일의 발생이 더 잦아질 것이란 사실 때문입니다. 지구 주위를 떠도는 위성만해도 최소 6만개!!!! 자그마치 6만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중 기름이 떨어져 지상에서 제어를 못하는 위성 그래서 어디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위성의 수도 엄청 많겠죠.....

천문연에 문의하니 당장 지상으로 떨어질 위성은 없다고해요. 그런데 장담할 수 없답니다. 위성 예상 추락목록을......미국이 가지고있는데 비공개라고해요.....

휴. 미국이 또 자료를 줄때까지 기다릴수밖에 없나봅니다.

기다리면서.....앞으로 위성 떨어지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대응메뉴얼을 만들어야하지 않을까해요....앞으로 위성추락 소식에 불안한데 발만 동동구르고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까요...ㅠㅠ

뢴트겐 위성의 mirror모습. 이 부품은 대기권에서 녹지 않고 지상으로 떨어졌다. 추락지점은 인도양 모처. 출처: MPE



아래는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난 23일 추락한 독일 인공위성 ‘뢴트겐’ 때문에 한국에서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지연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뢴트겐 위성은 한국과 가까운 중국 보하이만(渤海灣)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인공위성은 시속 2만8000㎞의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데다, 정확한 추락지점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하이만과 가까운 한국도 피해가능지역에 속해 있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뢴트겐의 추락에 대비해 국제선 항공기 6대의 운항을 지연하도록 공항 관제실에 지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위성이 23일 오전 11시4분쯤 중국 대기권에 진입해 보하이만 인근(북위 38.4도, 동경 119.5도)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발표에 따른 대비책이었다.
운항이 지연된 항공기는 대한항공 4대와 아시아나항공 2대로, 한국에서 중국 베이징과 톈진 등을 오가는 여객기와 화물기였다. 국토부와 각 항공사는 이들 항공기의 운행시간을 최소 30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늦췄다. 이미 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는 각 항공사에서 기장과 교신해 보하이만을 비켜가도록 했다.
천문연 관계자는 “위성이 추락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21일부터 국토부·행안부 등 정부 부처와 운항기관에서 천문연에 위성의 궤도와 추락시간·지점을 묻는 문의가 쇄도했다”며 “한반도에 위성이 떨어질 확률은 100만분의 1로 극히 낮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 발사된 과학위성 뢴트겐은 1999년 임무를 마쳤다. 이 위성은 23일 오후 1시30분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인도양에 추락했다. 
목정민 기자 loveeac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