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오디세이 (250) 썸네일형 리스트형 ‘4세대 LTE’의 원시적 요금 채진석 | 인천대 교수·컴퓨터공학 국내 LTE 서비스 가입자가 작년 말 기준으로 12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올해 말에는 10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지난해 5월부터 SK텔레콤과 LG 유플러스가 시작한 LTE 서비스 시장에 올해 초 KT가 뛰어들면서 바야흐로 이동통신 3사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LTE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LTE는 Long Term Evolution의 머리글자를 따서 부르는 것인데 용어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 그저 3세대 이동통신을 “장기적으로 진화시킨 기술”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LTE와 같은 정확한 규격 명칭보다는 3세대나 4세대 등으로 부르는 게 더 친근할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 긍정의 과학, 부정의 과학 이중원 서울시립대 교수, 철학 인류 역사에서 오늘의 과학이 등장한 것은 불과 300여년 전 일이다. 그 당시 과학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근대적인 그릇된 편견들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 준 합리적인 사고의 전형이었다. 단순히 유용성을 넘어 세계관, 가치관, 인간관의 변화를 가져온, 그래서 인간에게 새로운 깨우침을 가져다 준 근본적이고 새로운 것이었다. 과학은 변화와 혁신을 의미하는 근대성의 상징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과학은 불과 300여년 만에 오늘날과 같은 완전히 새로운 인간 문명을 창조하였다. 과학을 통해 인간은 멸종 동물을 복제하고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신물질을 제조하며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먼 우주를 항해하는 등, 더 이상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자연을 정복하거나 창조할 수 있게.. 과학은 재미있는 노동 이상욱 한양대 교수·철학 영국 런던에 자리잡은 왕립연구소는 1825년부터 매년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을 베풀어왔다. 이 강연 시리즈는 전기와 자기에 대한 독창적 연구로 전자기학의 기초를 놓은 걸출한 자연철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잠시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강연은 매년 빠짐없이 참여자들에게 과학의 흥미진진한 세계를 소개해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강연의 역대 연사진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패러데이를 비롯한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직접 참여했고, 최근에는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 뛰어난 뇌생리학 연구로 남작 작위까지 받은 수전 그린필드, ‘털 없는 원숭이’에서 도발적인 주장을 폈던 데스먼드 모리스 등이 자신 .. 탈핵 시대 이중원 | 서울시립대 교수·철학 jwlee@uos.ac.kr 2011년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 그 발생 및 처리 과정 그리고 피해를 놓고 그동안 전 세계인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어 왔다. 거듭되는 원전 사고의 하나일 뿐이지만, 이 사고를 계기로 과거와는 다른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사고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 확대해왔던 주요 국가들에서 이를 유보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핵 발전 비율이 31%인 독일이 이 사건을 계기로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58% 비율의 벨기에가 2025년까지 폐쇄하기로 결정 중에 있다. 한마디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탈핵 시대, 포스트-핵 시대의 문이 드디어 열리고 있.. 애매함과의 싸움 이상욱 | 한양대교수·철학 2010년 8월 하버드대학교는 학계와 일반인 모두에게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같은 대학 심리학과의 스타교수 마크 하우저가 연구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었다. 하버드대는 3년에 걸친 조사 끝에 하우저 교수가 8건의 연구 부정행위에 결정적 책임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하우저 교수의 연구는 연방자금의 지원도 받았기에 미연방 연구진실성국도 독자적인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저 교수는 몇몇 ‘실수’를 인정하고 이로 인해 초래된 불행한 사태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연구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휴직을 신청했다. 하우저 교수는 인지적 진화과정을 비교영장류학적으로 탐색하고 있는 세계적 석학이며 뉴욕타임스나 대중저술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학자였기에.. 증거와 합의로 크는 과학 지난달 22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해서 국제적 주목을 끌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새로운 입자가 발견된 것은 아니고, 그전까지 속도가 빛에 근접한다고 알려져 있던 중성미자라는 소립자의 속도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빛보다 빠르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발표였다. 현대 물리학의 근간이론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질이 빛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빛의 속도가 현재 알려진 물질의 한계속도이기에 이 실험결과는 관련 학계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CERN은 자신의 실험결과에 상당한 자신을 가진 듯, 관련 세부사항을 공개하면서 다른 실험팀의 검증을 제안했다. 실험은 중성미자를 유럽 내.. 융합형 인재를 키우자 이중원 서울시립대 교수·철학 jwlee@uos.ac.kr 2007년 국내의 모 채용정보회사가 국내 주요 기업의 인사담당자 1300여명을 대상으로 ‘21세기 디지털시대에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주요 기업이 디지털시대에 가장 선호하는 인재로 창의성과 도전정신 그리고 전문성을 지닌 사람이 뽑혔다. 이는 국외의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 세계 스마트 정보기술(IT)을 선도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 스마트, 창의력, 도전정신 그리고 열정을 가진 인재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구글의 경우에도 프로그래밍 기술의 전문성과 함께 주변과 소통하며 미래의 기술 트렌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적응력을 강조하고 있다... 부분의 합은 전체와 다른가? 이상욱 | 한양대 철학과 교수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재료의 질일까, 아니면 그 재료를 요리하는 사람의 솜씨일까? 의견은 여러 갈래로 갈릴 수 있다. 재료도 좋고 솜씨도 좋아야 한다는 당연해 보이는 주장부터, 역시 좋은 재료를 사용하면 대충 요리해도 맛있기 마련이라는 주장, 훌륭한 요리사라면 평범한 재료에서도 깊은 맛을 우려낼 수 있다는 주장까지 말이다. 브라질 영화 를 보면 천부적 요리 감각을 타고난 주인공 노나토가 소박한 음식점에서 평범한 재료로 서민의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를 만들다가 고급 레스토랑에 스카우트되어 좋은 재료의 장점을 깨닫는 과정이 나온다. 결국 노나토는 감옥에 들어가서도 로즈메리에 집착한다. 부분의 합이 전체와 같은지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럼 연필을 .. 첨단 나노 기술에 웬 윤리강령? 2008년 2월7일 유럽연합(EU)의 집행위원회는 ‘나노과학기술의 지속가능한 연구를 위한 윤리적인 행동강령’(이하 나노강령)을 제시하고 이를 유럽연합의 모든 회원국들이 받아들여 실행하도록 권고한 적이 있다. 2년이 지난 2010년부터는 회원국들의 나노강령 이행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나노강령의 개선을 포함하여 이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오고 있다. 오늘날 21세기 첨단과학기술을 대변하고 있는 나노과학기술의 연구·개발에 어째서 이처럼 윤리강령이 필요하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이의 실행을 위해 그토록 애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노란 10-9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서, 1나노미터라 하면 보통 인간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 정도의 크기에 해당한다. 사물을 .. 기술융합 시대 대비하자 요즘 융합이라는 말이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학문 간 융합에서부터 기술 융합, 산업에서의 융합, 융합교육과 융합인재양성, 융합문화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곳곳에서 융합이라는 말을 듣는다. 융합이란 개념은본래 전혀 다른 둘이 만나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학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강한 화학적 결합에 비유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융합이란 말이 이렇게 널리 사용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동안 학문 분야건 기술 분야건 산업 분야건 지나치게 세분화된 전문 영역들로 나뉘어 분절적으로 발전해 왔던 것과 달리, 경계를 뛰어넘는 영역들 간의 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창조적 발전을 이끌어 가보자는 열망 때문일 것이다. 융합이라는 말을 빌려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의 새로운 변화를 요청하.. 이전 1 ···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