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102)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때 당신이 '윈도우95'를 95번 재설치해야 했던 이유 채진석 교수(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인류 역사상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라고 할 만한 것은 1977년 애플사에서 만든 애플 II(Apple II, ‘애플 투’라고 읽음)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8 비트 컴퓨터로 64 킬로바이트의 메모리를 내장하고 있었으며, Apple DOS라는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애플 II가 8 비트이고 메모리의 개수가 적다고 해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도 별 볼일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완전한 착각이다. 필자가 대학생이던 80년대 중반, 애플 II에서 동작하는 로드 러너라는 게임에 너무 빠져서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낙제점을 받았던 친구들이 꽤 있었을 정도로 괜찮은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있었다. 로드 러너와 같은 게임 프로그램 외에도 엑셀과 비슷한 비지칼크(VisiC.. 콜라 속 발암물질 주장, 뉴욕타임즈와 BBC는 왜 보도하지 않았을까? 이한승 교수 (신라대 바이오식품소재학과) “네가 어떤 식품을 가져와도 그 속에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거나 항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여줄 수 있다.” 위의 말은 식품 성분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람들이 하는 농담 중 하나다. 의약품과 달리 식품 속에는 수많은 성분이 함께 들어 있다. 특히 대중들이 좋아하는 “천연식품”은 더욱 그렇다. 때문에 그 속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함께 들어 있다. 문제는 얼마나 들어 있고 얼마나 섭취하는가이다. 어떤 물질을 완전히 피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마치 세균을 우리 주변에서 박멸하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지난 2월 중순 포탈 사이트에서 콜라 속 발암물질(정확하게는 콜라에 사용되는 색소 속의 극미량 불순물)에 대한 뉴스를 봤다. 포탈 사이트야 자극성있는 뉴스 클릭으..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튜링이 베어먹은 독사과는 매킨토시였다 - 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채진석 교수 2011년도 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다음 그림은 애플사의 로고이다. 무엇을 형상화한 것인가? ① 아담의 사과(Adam's apple) ② 뉴턴의 사과(Newton's apple) ③ 튜링의 사과(Turing's apple) ④ 보기 중에 답이 없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답을 할지는 잘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문제가 수능에 나온다면 복수정답 시비에 휘말릴 것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위키백과에서는 애플사의 로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애플의 한 입 베어 먹은 듯한 모습의 사과 로고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평소에 존경하던 앨런 튜링이 독이 든 사.. 천안함, 과학자 그리고 육하원칙 설연휴 직후부터 3일에 한번씩 새벽 5시가 다 되어 집에 겨들어옵니다.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도 적응이 쉽지는 않습니다. 점심 때 일어나면 평일에도 반나절의 여유가 생기지만, 이 시간을 생산적인 일로 승화할 정신상태에 이르지 못합니다. 멍하게 드라마나 보다가 다시 잠을 청하는 식이죠. 덕분에 새벽마다 새로 사귀었던 치킨, 닭발, 오징어순대 등 줄기찬 야식은 제 몸 속으로 들어와 에너지가 되었다가 지방으로 안착하면서 에너지보존의 법칙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 몸의 질량은 보존되지 못하였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5번째 야근을 하고 돌아온 어제는 그나마 정신이 조금 말짱한 듯하여 책을 한권을 읽었습니다. 지난해 11월 발간된 입니다. 중간중간 멍 때려도 2시간이면 테이프를 끊을 수 ..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우주의 신비를 향한 여행, 동참하시겠습니까 - 김승환 교수(포스텍 물리학과) "창백한 푸른 점". 저명한 과학저술가이자 천체물리학자였던 칼 세이건은 60억 km 거리의 먼 우주에서 혼자만의 여정을 가고 있는 보이저 1호가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 속에 한 평범한 은하 가장자리의 태양이라는 이름모를 별의 보통 행성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에는 약 수천억 개 정도의 은하가 있고, 각 은하에는 평균적으로 수천억 개 정도의 우리 태양과 같은 별들이 있다. 빅뱅 (big bang) 이론에 따르면 우주가 150억 년 전에 대폭발을 통해 생성되었다. 이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고 빅뱅을 지구상에서 최소한의 규모라도 탐구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는 입자가속기이다. 지난해 말 BBC가 돌아본 2010년 과학뉴스에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 (C.. 나로호냐 신약이냐, 우주생물학이냐 무상급식이냐... 과학과 선택에 대한 단상 - 이한승 교수(신라대 바이오식품소재학과) 한 늙은 애연가가 말했다. “내가 담배로 허공에 날린 돈을 다 모으면 외제차 한 대는 샀을 텐데……” 그 옆의 친구가 말했다. “그럼 담배도 안 피운 나는 뭔가?” 외제차 한 대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60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고 모으거나 술을 마시지 않거나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된다. 계산상으로는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것 몇 가지를 없애면 외제차나 지방의 아파트 한 채 정도는 살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러고 살아야 하는가이다. 가치의 충돌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과학 이야기하는 블로그에서 갑자기 무슨 소리하는 건가. 이런 문제는 과학 분야에도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재원은 한정적이다.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여럿의 관심사다. 당장 .. "보물을 찾고 싶으면 암호를 풀어라" 쫓고 쫓기는 암호학의 세계 채진석 교수(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우리는 음지(陰地)에서 일하며 양지(陽地)를 지향한다.” 이 말은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안전기획부의 부훈이라고 한다. 컴퓨터과학에서도 이렇게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암호학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음지에서 일하기 때문에 누가 새로운 암호 기법을 발견했는지, 또 누가 암호 해독에 성공했는지 등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얼마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박물관의 '암호문 조각'을 만든 조각가가 20년 동안 풀리지 않은 마지막 암호에 대한 결정적인 힌트를 공개했다. '크립토스(Kryptos·그리스어로 '감춰진'이라는 뜻)'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두루마리 모양의 이 암호문 조각은 1990년에 만들어.. 날카로웠던 첫 '소셜 번개'의 추억 - 김승환 교수(포스텍 물리학과) 지난 해 크리스마스 연휴에 난생 처음 번개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트위터를 통해 관계를 맺은 20여명의 트윗 친구들이 포항에 함께 모인 것이다. 연말에 갑자기 들이닥친 한파와 폭설, 그리고 기승을 부린 독감으로 몇 사람이 아쉽게 포기했지만, 서울, 광주 등에서 이번 번개모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걸음을 하였다. 한 번도 직접 만나보지 못한 낯선 “트친”들을 포항 한 구석에 모으는 힘은 무엇일까? 필자는 트위터를 지난 7월에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국내에서 1999년 아이러브스쿨, 2003년 싸이월드로 시작하여 활성화되기 시작했지만 눈팅만 하고 보냈다. 그런데 2005년 페이스북, 2006년 트위터의 서비스 시작과 2009년 말 아이폰 등 국내 스마트폰시장의 활성화가 .. 사이언스 톡톡 필자들의 송년 선물 ‘올해, 기억나는 그 책’ 또 하루 멀어져갑니다. 또 한 살 먹어갑니다. 새해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이언스 톡톡’ 운영자 임소정(쏘댕기자)입니다. ‘사이언스 톡톡’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 모듬세트를 준비했습니다. 필자분들께서 한 권씩 추천해주셨고, 꼭 올해 나온 신간에 국한하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책은 두고두고 사랑받는 거니까요. 그동안 ‘사이언스 톡톡’의 문을 ‘톡톡’ 두드려주신 여러분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이 글로 대신합니다. 복된 새해 맞으세요! (나이는 생일날 먹기로 해요, 우리) 1. IT 칼럼 필자 채진석 교수 추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암호의 역사는 암호를 독점하려는 빅 브라더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암호학 반군과 사이퍼 펑크족의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다. 암호문을 .. 소수, 그 치명적인 유혹 채진석 교수(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소수의 유혹은 치명적이다. 지금까지 소수의 치명적인 유혹에 넘어가 인생을 낭비하고 결국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일생을 마친 이들이 즐비하다. 로렐라이 언덕에서 요정들이 부르는 노래에 도취되어 넋을 잃고 요정들을 바라보다가 암초에 부딪혀서 목숨을 잃은 선원들처럼 말이다. 비록 소설 속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리스의 천재 수학자 페트로스 파파크리토스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이 수학자는 젊은 시절 애인에게 버림 받은 후 세계 최고의 지적인 위업을 달성하여 자신을 버린 애인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소수와 관련된 세계적인 난제 중의 하나를 증명하려고 시도하다가 결국은 가족과 친척들에게 ‘인생의 실패자’로 외면당하게 되고, 끝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한 인물.. 낚시,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미항공우주국(NASA)이 ‘비소 먹는 미생물’의 존재를 발표한 지 1주일 남짓 지났습니다. NASA가 발표한다는 것과 ‘외계 생명’이라는 단서가 주는 기대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고, 실제 내용을 보고 나서는 ‘낚였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엠바고를 깨가며 미리 보도를 할 정도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외계 생명의 가능성에서는 이제 한 발짝 멀어진 것 같습니다. 후속보도들도 극한환경에서 생존하는 새로운 생명체의 발견 자체를 폄하하지는 않지만, 다른 과학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아직 더 밝혀져야 할 부분들을 제시하거나 근거논문 자체의 결함을 지적하는 쪽으로 정리되는 모양새입니다. 영국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을 인용한 연합뉴스의 9일 보도는 캐나다와 미국 일부 학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실험 절차상 대조군 .. 실험실에서 우리 몸 속으로 - 타임지가 뽑은 바이오텍 기술 타임지 올해의 발명으로 본 바이오텍의 미래 이한승 교수(신라대학교 바이오식품소재학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매년 11월 올해의 발명 50가지를 발표한다. 그 중에는 황당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발명품도 있다. 하지만 매년 관심 갖고 그 목록을 보다 보면 앞으로의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06년에 선정된 자궁경부암 백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이 백신은 우리나라 병원에서 성황리에(?) 접종되고 있으며 TV에서 공익광고로 홍보하고 있을 정도다. 다른 분야는 차치하고 바이오텍 분야의 주요 발명품을 보면 2009년 발명품부터 약간 독특한 경향이 보인다. 2009년 발명품 목록에는 수조 양식 참치(Tank-Bred Tuna)와 시험관 고기(Meat Farms), 식물.. 그래핀과 친절한 탄소씨(C) 김 승 환 교수 (포스텍 물리학과) 금년 노벨 물리학상의 영광은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안드레 가임 교수와 연구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박사로 돌아갔다. 이 두 사람이 2004년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을 만들어낸 업적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구조로 한 층을 이루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소재라 할 수 있다. 그래핀의 두께는 0.35 nm로 원자 한 층 밖에 안 되므로, 그래핀 50억장을 쌓아야 겨우 키높이가 되는 셈이다. 1947년부터 그래핀이 이론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이후 과학자들은 각종 첨단 나노장비를 활용한 수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제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4년 가임과 노보셀로프 연구팀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어 그.. 브라우저 WAR? 워워~ 웹 브라우저는 지금 전쟁 중 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채진석 필자가 박사과정 학생이던 1994년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Netscape Navigator)라는 웹 브라우저가 출시되었다. 넷스케이프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1989년부터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의 제안으로 월드 와이드 웹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고, 1992년에는 웹을 항해할 수 있는 도구로 모자이크(Mosaic)라는 최초의 웹 브라우저가 나왔지만 널리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넷스케이프의 등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웹이라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은 웹의 성공은 상당 부분 넷스케이프에 힘입은 바 크.. '과학'이라 쓰고 '소망'이라 읽는다(11월27일 수정) 지난 6월 발간된 은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과학의 불편한 뒷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엘 고어 덕분에 유명해진 ‘불편한 진실’이라는 단어 자체의 신뢰감에 이끌려 책장을 열면 저자는 서문에서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바꾸고 미래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위대한 발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에게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사례들을 소개하겠다고 밝힌다. 특히 그는 이들이 정계와 산업계의 입장에서 ‘불편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은폐되었다고 주장한다. 고백하자면 평소 음모론을 흠모해왔던 나는 기꺼이 책장을 펼칠 수 있었다. 1. 전기자동차를 석유업계가 죽였다? - 개연성이 있다. 90년대 후반 GM이 10억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해 개발한 전기자동차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성공적으로 .. 노벨상이 아니면 이 상이라도!! 이 상은 무엇일까요? 1. 매년 생물학, 의학, 물리학, 평화, 경제학 부문을 시상한다. - 다만, 안전공학, 환경보호 등 해마다 신설되는 부분이 있다. 2. 매년 대부분의 사람이 훌륭하다고 말할만한 업적에 돌아간다. - 다만, 바보같을 수도 있다. ‘다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업적’이 선정 기준이다. 3. 누구나 추천할 수 있고 개인과 단체 모두 수상 자격이 있다. - 다만, 가공의 인물이나 업적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는 불가능하다. 4.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이 시상한다. - 그들은 새로운 수상자들의 업적이 진짜인지 의심하기도 한다. 5. 수상을 거부할 수 있다. - 직장 상사나 정부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 믿는 경우에 한한다. 다만, 시상식에만 안 나타나거나 못 나타나는 (주로 수감.. A,C,G,T 3000개 받아적어 보셨어요? 안 해봤으면 말을 말아요. The 1000 Genomes Project와 DNA 염기서열 분석 기술 이한승 교수(신라대학교 바이오식품소재학과) 지난 주 한 유전체 분석과 관련된 워크숍에 참석을 했다. 우연히 한 연사의 발표 자료를 컴퓨터에 옮기는 광경이 화면에 보였다. 내 눈이 간 곳은 그 파일이 아니라 그 USB 드라이브 안에 함께 들어있는 영화 동영상 파일이었다. 그 영화는 였다. 내가 그런 것처럼 아마 그도 수업시간에 그 영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가 상상해낸 유전공학 세계의 청사진을 이야기해 주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20세기에 젊어서 사망한 우생학의 부활(고상하게 말하면 “유전자 결정론”)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 11월은 타임지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발명 50 (50 Best Inventions)이 발.. 눈송이와 리아스식 해안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프랙탈의 아버지 만델브로트, 별이 지다 김 승 환 교수 (포항공대 물리학과) 지난 10월 14일에 갑작스런 비보가 날아들었다. 필자와 수 많은 사람들을 프랙탈과 카오스, 그리고 더 나아가 복잡계의 신세계 연구로 이끈 “프랙탈”의 창시자 베노이트 만델브로트(브누아 만델브로)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는 수학자로서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지만 “프랙탈 기하학”의 아버지로서 복잡하고 불규칙적인 자연과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언어와 시각을 제공했다. 그는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프랙탈 홍보대사“로서 베스트셀러 저서와 수많은 강연을 통해 새로운 과학의 놀라움과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전파했다. 프랙탈(fractal)이란 말은 라틴어 “fractus(부서진 상태)”에서 유래되었는데, 197.. 스마트폰과 삼신할매의 결투 스마트폰이 인류를 멸망시킨다? 채진석 교수(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는 몇 명일까?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3천만 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40여년 만에 2천만 명이 늘어서 2010년 9월말 기준으로 5천만 명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에 보급된 휴대폰은 몇 대일까? 최신 자료를 찾아보니 놀랍게도 4천 7백만 대라고 한다. 물론 이 중에는 휴대폰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구 5천만 명에 휴대폰이 4천 7백만 대라니 이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갓 태어나 말을 할 줄 모르는 영유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의 예측에 따르면 4천 7백만 대의 휴대폰 .. 지구 온난화, 믿으십니까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작년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올 여름은 '우기 '라고 우기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궂었습니다. 그리고 더위가 꼬리를 길게 늘이고 머뭇거리던 '철없는 가을'이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원래 10월 중순 즈음의 날씨가 어땠는지는 기억도 잘 안나니 그저 더우면 덜 입고 추우면 더 입으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지구적으로 이상한 날씨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사실일까요? 과연 지구가 더워지고 있을까요? '기후변화 스캔들'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제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진보주의자들이 기후변화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일부 과학자들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 도도가 들려주는 '멸종의 노래' 섬에는 거인, 난쟁이, 잡종 예술가, 그리고 온갖 종류의 비순응주의자들이 존재한다. 마다가스카르섬에는 몸길이가 겨우 1인치 밖에 안 되는 지상에서 가장 작은 카멜레온종(이것은 육상 척추동물 중 가장 작은 동물이다)이 살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지금은 멸종한 피그미하마의 고향이기도 하다. 코모도 섬에는 거대한 도마뱀이 살고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는 바다를 헤엄치는 이구아나가 다른 파충류의 신체적 한계를 비웃으며 바다 밑에서 해초를 뜯어먹으며 살아간다. 뉴기니의 중앙 고원지대에서는 리본꼬리 풍조를 볼 수 있다. 인도양의 작은 산호섬 알다브라에는 갈라파고스 거북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위용을 가진 큰거북이 살고 있다. 세인트헬레나섬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이언트집게벌레종-세상에서 가장 크고.. "우주야, 너 왜 태어났니" 과거에는 말입니다. 과학자들의 본업 중 1위는 목사, 2위는 교수였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어쩐지 과학자이자 신학자이며 작가... 이런 사람들이 수두룩하더란 말이죠. 과학 법칙은 새로 발견될 때마다 큰 저항을 겪지만 결국 이전 법칙들을 밀어냈습니다. 하지만, 신의 존재만큼은 지우지 못했습니다. 분명 자연을 움직이는 법칙들이 있는데, '어떻게'는 설명이 되어도 '왜'는 모르니까요. "그래도 지구는 돈다"가 아니라 "그래도 신은 존재한다"였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우주가 무가 아니고 유인 것은 자발적 창조의 증거다"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초 “우주는 신이 창조하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과학과 종교 사이의 해묵은 논쟁을 부활시켰던 스티븐 호킹 박사의 발언입니다.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은 인류.. 나 알어? 나 헬륨이야~ 경향신문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원소기호 He, 원자번호 2. 헬륨(Helium)은 화학 원소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원소랍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끓는점이 가장 낮으며, 절대온도(-273.17도)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원소이기 때문이죠. 공기보다 가벼운데다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지 않는 비활성 기체여서 폭발 위험이 없기 때문에 비행선·애드벌룬에 많이 쓰입니다(뉴스에서 보니 규정을 어기고 헬륨 대신 값싼 수소를 넣어서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군요). 잠수부용 산소통에 질소 대체제로 넣기도 합니다. 산소통에는 산소만 있는 게 아니라 대기 성분과 비슷하게 질소 대 산소를 8대2의 비율로 넣는데, 질소 대신 헬륨을 넣으면 혈액 내 용해도가 낮아 .. 억(!!!!!)소리 나는 훈민정음의 위력 세종대왕과 한글코드 : 두번째 이야기 채진석 교수(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有天地自然之聲 則必有天地自然之文(유천지자연지성 즉필유천지자연지문) 위의 글은 1446년 9월 상한에 정인지 선생님이 쓰신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 첫 구절이다. 세상에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다면 반드시 천지자연의 글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564년 전 세종대왕이 꿈꾸었던 한글 창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세종대왕은 천지자연의 모든 소리를 받아 적을 수 있는 문자를 꿈꾸며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것이다. 그러면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당시 글자를 조합하는 원리를 살펴보자. 먼저 초성의 경우 자음을 1자에서 3자까지 합해서 쓸 수 있었다. 이것은 중세에 발간된 문헌에 나오는 ‘ㅴ’와 같은 경우에서 찾아.. 휴대폰에 '똠방각하'를 입력해봅시다, 잘 되십니까? 세종대왕과 한글코드 : 첫번째 이야기 채진석 교수(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564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고1인 딸아이가 중간시험 공부에 한창이다. 딸아이의 공부방에 들어가서 요즘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는 어떤 내용이 실려 있는지 훑어보다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을 보게 되었다. 딸아이 앞에서 책을 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훈민정음을 외웠더니 딸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고등학교 시절 시험공부를 하면서 열심히 외워 둔 보람이 있어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 것이다. 중년의 나이에 외우는 훈민정음은 고등학교 시절 시험 때문에 외웠던 훈민정음과는 좀 다른 의미로 다가 온다. 564년 전 세종대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면서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것일까? 훈민정음 창제를 통해 세종대왕이 .. 기분이 들쭉날쭉 하십니까? '호선생'을 의심하십시오 마르코 라울란트의 와 빌리 골드버그·마크 레이너의 두 권의 호르몬 관련 책에 대해 극과 극의 서평을 썼더랬습니다. 사실 호르몬에 관한 책은 가볍게 화장실에서 한장씩만 읽어도 일상에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비행기에서 시차 적응을 위해 깊은 잠을 자고 싶다면 멜라토닌을 미리 사간다던지, 우울할 땐 호르몬 탓도 해본다던지 하는 식이지요. 하지만 너무 가볍다보면 다소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한쪽 책의 유머코드가 저와 잘 맞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실은 두 권을 연달아 읽었기 때문에 더 불쾌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한 법인가 봅니다. 지금 나는 우울하다. 맛있는 아침잠을 빼앗아간 코르티솔 씨, 그리고 밤사이 나를 떠나버린 세로토닌 씨 때문이다. 하지만 곧 행복해질 것이다. 이 .. 당신의 뇌를 믿지마세요 "내 왼손이 날 죽이려고 해요"라고 112에 신고한다면 경찰은 와줄까요? 정말 왼손이 제멋대로 목을 조르려 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결국 죽었습니다. 왼손 탓이냐고요? 아뇨, 다시 찾아온 뇌졸중 탓이었습니다. 첫번째 뇌졸중은 그녀의 좌뇌와 우뇌 사이를 끊어버렸죠. 그녀는 한 때 자살충동이 있었는데요, 우뇌에 남아있던 자살충동이 그녀를 죽이려고 한 것이랍니다.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은 이런 신기한 이야기들로 가득차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다"고 주변에 추천했는데, 다들 "정말 어렵다"고 화답하네요. 아아~ “나도 알아요. 내 왼팔은 잘려나가고 없다는 걸. 하지만 왼손 손가락이 손바닥을 후벼파서 너무 아파요.” 환상사지. 사고나 수술로 없어진 팔이나 다리가 그 후에도 유령처럼 환.. 모르는 게 약인 '일상의 비밀' 얼마 전 리모델링을 마친 교보문고에서 앞쪽에 전시된 책들을 한바퀴 구경했습니다.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시크릿 하우스'는 아직도 그곳에 있더군요. 4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도 기억은 새록새록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은 다음부터, 식탁과 조리대에 흘린 음식을 집어먹는 데 주저하기 시작했고 화장실 물을 내릴 땐 변기 뚜껑을 닫아왔습니다. 나도 모르게 내 곁에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과 내가 아무 생각없이 먹고 있었던 알 수 없는 화학물질들의 집합체들에 대한 폭로! 알고보면 집에 가만히 있는 것도 두려울지 모른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주시길. ‘따르릉’ 자명종과 함께 시작하는 어느 남녀의 하루. 씻고 먹고 입고 출근했다가 퇴근 후 손님을 접대하고 씻고 잔다. 아차, 책의 주인공이 집주인 남녀가 아니라는 것.. 인터넷 까막눈 어르신들, 이젠 한국어주소가 생긴대요 1998년 9월 18일 국제 인터넷주소 관리기구 설립 임소정 기자 도로 이름과 숫자로 이뤄진 주소 없이 물건을 제대로 배달할 수 없듯, 온라인 네트워크상에도 체계화된 이름(인터넷 도메인)과 숫자(IP 주소)는 필수적이다. 미 국방부가 1969년 만든 통신망 ‘알파넷’에서 출발한 인터넷은 80년대를 거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대됐다. 인터넷주소 관리체계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미 정부는 98년 9월19일 비영리 민간기구인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 국제 인터넷주소 관리기구)을 세워 인터넷 도메인과 IP 주소 관리를 국제적 합의체계로 전환했다. A부터 Z까지 26개 알파벳을 사용해온 도메인 시스템은 영어 대신 중국어.. 구글이 백럽이었다고 해도 이만큼 사랑받았을까 1998년 9월 4일 구글 창립 임소정 기자 억 단위를 넘어 조·경·해까지만 가도 수의 규모가 마음에 와닿지 않게 마련이다. 1 뒤에 0이 100개 달린 수 구골(Googol)은 1938년 미국의 수학자 카스너의 9살 조카 밀턴 시로타가 이름 붙인 거대한 수다. 10의 100제곱으로 표현하면 간단하게 들리지만, 우주의 모든 원자 개수보다 크다. 세계 최대 이용자 수를 자랑하는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Google)의 이름은 이 구골에서 출발했다. 인터넷 세상의 무한한 정보를 체계화하겠다는 뜻으로 구골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하려다 이미 같은 이름의 사이트가 있어서 철자를 바꿨다는 설과 실수로 잘못 표기했다는 설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구글을 세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95년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방.. 이전 1 2 3 4 다음